내 이야기!/나를 알아가는 50가지 질문

질문 여덟, 내가 자주 쓰는 변명이나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징씨 2024. 9. 20. 03:50


'최선을 다하지 못해서'

내가 실패했다는 걸 마주하기가 무서워서, 차마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튀어나오는 나의 오래된 변명이다. 사실 나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나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는 걸, 그래서 자책할 필요도 없다는걸. 이런 걸 보면 또 내가 생각보다 겁이 많구나 라는 걸 느낀다. 남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잘하지 못하는 것 같고.. 근데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지 못하면 '진짜 나'는 세상 누구에게도 인정받을 수 없다. 

항상 뭐든 잘 한다는 칭찬과 기대 속에 살아온 아이는 조그만 실수에도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왜냐하면 다 척척 해내는 멋진 모습만이 그 아이의 정체성이 되었기 때문이다. 서투름은 있어서 안 되는 무언가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건 굉장히 위험하다. 항상 실수할까 긴장하며 살아가는 게 과연 행복한 삶일까? 분명 아니다. 그래도 다가온 상황을 똑바로 직면하고,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는 건 일단 기본 전제다. 그래야 나중에 후회를 안 한다. 그리고 잘 되면 다 나의 노력과 실력 덕, 안 되면 운의 탓으로 돌려버리는 거다!  사실 좌절의 시간에선 내가 뭐가 부족한지 생각 안 해도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굳이 더 깊어질 필요 없다. 단지 외부의 다양한 요인으로, 운이 나빠서 그랬으니 툭툭 털어버리자~ 해버리면 서글픔도 금방 가신다.

나는 가끔 실수하고 넘어지기도 해. 근데 잘 해내고 싶어. 또 언제 무너질지 몰라. 그래도 그냥 해. 어차피 지나가더라. 그 모든 과정이 참 멋져. 난 내가 여전히 너무 애틋하고 잘되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