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우선 너무너무 억울할 것 같습니다. 열심히 아등바등 하다가 가는 삶, 더 놀지 못해 후회하게 될까요? 근데 또 놀다 죽는다 해도 후회가 없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모두 각자의 후회를 안고 살아가니까,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네요. 삶이라는 게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거라지만, 갑작스러운 이별은 언제나 마음이 시린 것이니.. 일주일간 스스로 마음 준비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마지막 인사가 필요하겠죠.
제 안에는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요. 항상 현실이라는 벽 앞에서 우선순위가 밀렸지만, 죽음이 문턱 앞으로 다가온 순간 앞으로의 미래는 더 이상 제게 중요하지 않겠죠. 지금 이 순간의 나만 존재할 뿐입니다.
저는 우선 첫 번째로, 가족과 함께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실행에 옮길 거예요. 내 존재의 근원이자 시작 그리고 삶의 이유인 가족과 남은 시간을 모두 함께하고 싶습니다. 너무 많지만 우선 순위는 그때 생각해 볼래요!
두 번째로, 이 모든 과정을 브이로그로 남길 거예요. 남는 건 사진, 영상뿐이라는 것에 매우 공감합니다. 우리는 기억으로 살아가는 존재지만, 살아남아야 하는 바쁜 사회 속에서 우리는 종종 소중한 기억을 잊고 살아갑니다. 심지어 아예 기억나지 않기도 하죠! 저는 저를 떠나보내야 하는 남겨진 사람들에게서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코코라는 애니메이션 영화 속에서는 '죽은 자들의 세상'이 존재합니다. 그곳에서 영원히 사라지는 영혼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나를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즉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나라는 존재가 사라질 때 '영원한 존재의 소멸'이라 말합니다. 기억하고 싶어도 기억나지 않을 때, 보고 싶고 듣고 싶어도 그럴 수 없어 서글퍼질 때 영상이 조금이나마 그 감정들을 해소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나의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사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슬퍼할까 봐 그게 가장 걱정되는 것 같아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이 순간,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사랑받다 후회 없는 삶을 살다 가고 싶습니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국 우리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거더라고요.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어 사람과 함께 살아가지 못하는 것을 사회적 죽음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사는 동안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게, 더 좋은 사람이 되어 좋은 사람들과 함께 살다 갈 수 있게 나를 잘 가꾸고 보듬어주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생각나는 노래가 있어요. 바로 빈지노의 "If I Die Tomorrow" 인데요, 들었을 때 참 생각이 많아지더라구요. 한국의 명반이라고 꼽히는 앨범 중 하나인 [2 4 : 2 6]에 수록된 곡인 만큼, 멜로디 가사 구성 다 너무 좋습니다. 안 들어보셨다면, 꼭 들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내게도 마지막 호흡이 주어지겠지 마라톤이 끝나면 끈이 끊어지듯이
당연시 여겼던 아침 아홉 시의 해와 음악에 몰두하던 밤들로부터 fade out
말보로와 함께 탄, 내 20대의 생활, 내 생에 마지막 여자와의 애정의 행각
책상 위에 놓인 1800원 짜리 펜과 내가 세상에 내놓은 내 노래가 가진 색깔 까지 모두 다 다시는 못 볼 것 같아
삶이란 게 좀 지겹긴 해도 좋은 건가 봐 엄마, don't worry bout me ma
엄마 입장에서 아들의 죽음은 도둑 같겠지만
I'll be always in your heart, 영원히 I'll be always in your heart, 할머니
you don't have to miss me, 난 이 노래 안에 있으니까 나의 목소리를 잊지마
If I die tomorrow If I die tomorrow If I die tomorrow If I die tomorrow
If I die tomorrow If I die tomorrow If I die tomorrow
If I die die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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