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절대 무인도에서 혼자 살 수 없다.
제가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지내는 시간 동안 꾸준히 느낀 것이지만,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정말 뼈저리게 느낍니다. 그건 저 역시 마찬가지이구요. 저는 역시 사람으로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참 즐겁고 좋아요. 또 나를 계속 찾아와주는 사람들에게 너무 고맙고요! 그런 제가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무인도에서 혼자 살아간다 생각하면 정말 암담해요. 당장 나의 생존 이외에는 목적 없는 삶.. 성취도 보람도 소용돌이치는 감정도 존재하지 않는 곳..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곳.. 너무 재미 없을 것 같다 생각합니다. 만나는 게 윙윙대는 모기와 각종 파충류 뿐이라면 더더욱 싫으네요. 아무래도 저는 대한민국의 도시 사람으로 태어나서 정말 행운아인 것 같아요.
2. 나는 절대 지네와 꼽등이를 죽일 수 없다. (단, 도구가 빈약하다는 전제)
음 이건 자랑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바퀴벌레랑 깔떼기 거미, 집게벌레, 러브버그, 날파리, 돈벌레.. 윽 속이 갑자기 좋지 않네요. 이것들을 모두 잡아본 경험이 있답니다! 깔때기 거미는 집 밖으로 내보내는 데 3시간이 걸렸으니 양심상 제외해도.. 그래도 꽤 멋진 부분이죠? 하지만 저는 벌레를 정말 많이 싫어한답니다. 혼자 살게 되면서 제가 먼저 죽이지 않으면 제가 죽으니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게 된거죠.. 근데 제가 죽어도 건드리기 힘들 거 같다 생각한 벌레들이 있어요. 그건 바로 지네와 꼽등이입니다. 꼽등이는 실제로 나온 적은 없는데, 지네가 나왔을 때는 실질적인 공포감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크기가 너무 커서 발소리가 들릴 정도였기 때문에 제발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지네는 순식간에 에어컨 속으로 들어갔고 저는 입구를 테이프로 막아버렸어요. 모기장 속에서 자니까 나오더라도 저를 물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가능했어요. 말하고 보니 정말 제 집에는 왜 이렇게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이 자꾸 찾아오는지 모르겠어요. 다음 집에서는 제발 지네를 보고 싶지 않아요. 제발 나가주세요!!!
3. 나는 절대 정해진 대로 살 수 없다.
저는 바꿀 수 없는 것, 정해진 대로 하는 것, 그것만 해야 하는 건 싫어요. 무궁무진한 가능성 속에서 더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고, 충분히 그럴 자신도 있기 때문에 그 가능성부터 차단당하는 건 어색하고 불편한 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반복되는 의무는 따분하고 지루해요! 말하고 보니 약간 직장생활인 것 같기도 한데.. 어른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 없으니까요. 저는 그것을 알고 있어서 순응하고 잘 따르고 있답니다.
제가 정해진 걸 싫어할 수 있다는 자체가 부모님이 정해진 틀에 맞춰 키우시지 않으셔서 가능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생각과 의견, 마음에 항상 귀 기울여주고 지지해 준 부모님에게 정말 감사해요. 언젠가 저도 부모가 되겠지요? 저도 제 아이에게 우리 부모님 같은 부모가 되고 싶어요. 부모님에게 보내는 사랑이자 최고의 찬사입니다. ㅎㅎ 요즘 제가 오은영 박사님의 '금쪽상담소'라는 프로그램을 굉장히 즐겨보고 있어요. 아이와 부모 사이의 문제를 진단하고 솔루션하는 프로그램인데, 이게 성인이 보면서도 인간관계와 나를 한 번 더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사람은 정말 생각보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못 보는구나 느끼고, 또 아이들의 정직함과 순수함에 눈물 나기도 하고요. 언젠가 내가 세상의 전부일 아이를 위해 미리 예행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지금 할 일이나 잘 하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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