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올리고 브랜드가치 높이고…‘티메프 마케팅’ 열 올리는 유통업계
미정산 대금 규모가 1조3천억원대에 이르는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유통업계가 ‘티메프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피해 셀러(판매자)들을 보듬는 모습으로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면서, 동시에 ‘티메프 이탈층’을 흡수해 시장 점유율을 올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에스(GS)리테일은 25일 총 1900억원 규모의 정산금과 물품대금을 지에스25 가맹 경영주와 협력사에 조기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가위를 앞두고 대금을 조기지급하는 것은 매해 관행적으로 반복돼온 일이지만, 이번에는 ‘티메프 피해자 지원’의 의미도 있다는 게 지에스리테일의 설명이다.
앞서 생활·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 패션 플랫폼 ‘퀸잇’ 등도 이달 초 수백억원대 대금을 조기 정산하거나 정산 일정을 앞당기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피해자가 광범위한 만큼 정산 일정을 앞당기는 것만으로도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재무적 안정을 과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티메프와 경쟁 관계에 있는 오픈마켓 업체들은 ‘티메프 피해자’ 포섭에 더 적극적이다. 박현수 최고사업책임(CBO) 부사장을 비롯한 11번가 경영진은 29일 티메프 피해자 모임인 ‘검은우산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와 간담회를 연다. 11번가 관계자는 “셀러들과의 상생 방안을 이야기할 예정”이라며 “추석이 판매자들에게 중요한 대목인 만큼, 여기에 주안점을 두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1번가는 피해 판매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정산 지연 사태 뒤에도 배송 약속을 지킨 기업들을 소개하는 ‘안심쇼핑 착한기업’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티메프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은 차츰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11번가는 지난달 입점 신규 판매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모바일인덱스는 이달 10일 기준 11번가의 일간활성사용자(DAU) 수가 지난달 24일(114만명) 대비 약 40% 늘어난 161만명으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美 시장 공략, '색조' 주목… '립' 성장세 가팔라
성장세를 그리고 있는 미국 뷰티 시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K-뷰티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미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브랜드는 색조 제품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2024년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7호'에서 미국의 화장품 제품군 중 메이크업 시장에 대한 성장 기대가 가장 크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24년 1003억 달러(약 138조 4240억원)를 기록할 전망이다. 2022년부터 3년간의 품목군별 실적을 살펴보면, 성장률은 메이크업 시장이 5.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색조 시장 성장 이끄는 '립'
특히 립 제품의 예상 성장률이 8.5%로 가장 가팔랐다. 뷰티 시장 전반의 예상 성장률 3.6%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천연 성분 활용 제품을 의미하는 '내추럴' 메이크업 부문의 예상 성장률도 7.8%로 높게 나타났고, 페이스 메이크업 부문도 6.8%로 호조가 예상됐다.
최근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K-뷰티 브랜드는 퓌(Fwee)다. 베스트셀러 제품인 '립앤치크 블러리 푸딩팟'의 높은 인기 덕이다. 부드럽고 젤리 같은 제형과 선명한 컬러감, 별도의 도구 없이도 볼과 입술에 모두 사용 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Z세대 컬러 트렌드를 살펴보면, 석류나 체리처럼 선명한 레드톤을 투명하게 연출하는 메이크업이 유행하고 있다. 투명하면서 광택감 있는 립 제품이 매트하거나 크리미한 타입보다 수요가 높다.
스킨케어, 시술 만큼의 '효능' 기대
스킨케어 부문은 대부분 4% 이상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됐다. 스킨케어 내추럴 부문만 1.9%의 역성장이 전망됐다. 이는 미국 내 뷰티 트렌드 변화와 유관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현지의 뷰티 인플루언서 주드 차오는 "친환경·유기농·클린뷰티 등을 중요하게 여기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실제적이고 피부 개선에 효과적인 제품들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다"고 산업연구원을 통해 밝혔다.
피부 클리닉에서 실시하는 미용 시술의 가격이 점점 낮아지면서 보편화 되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화장품 선택 기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보톡스·필러 등의 주사 시술을 일상적 관리처럼 여기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미용 시술을 받은 듯 강력한 피부 개선 효과를 강조하는 코스메슈티컬 제품 쪽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것.
이는 친환경·클린뷰티나 저자극 콘셉트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은 K-뷰티 브랜드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차오는 "최근 다수의 브랜드가 클린뷰티, 지속가능성, 친환경 같은 옵션도 제공은 하지만, 이를 주요 셀링 포인트로 내세우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K-뷰티 브랜드 제품 중에선 VT코스메틱의 ‘리들샷’, 바이오던스의 '콜라겐 리얼 딥 마스크' 등이 효과 뛰어 제품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성분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스킨케어 측면에선 쌀 발효 성분, 펩타이드 수요가 높다. 특히 펩타이드는 큰 부작용 없이도 진정한 안티에이징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성분으로 인식하고 있는 소비자가 많다. 펩타이드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항노화 및 재생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쿠퍼 펩타이드가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일부 브랜드에선 독자적으로 개발한 성분을 내세우기도 한다.
브랜드별 개성 필요
차오는 K-뷰티 브랜드의 과제로 "타 브랜드와의 차별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누아, 라운드랩, 퓨리토, 원씽, 믹순 등 다양한 스킨케어 브랜드가 미국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브랜드 콘셉트가 비슷한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주로 클린, 심플, 비건, 퓨어 등의 키워드를 내세우고 있으며, 지향하는 이미지와 패키지, 디자인, 제품 포뮬러에서 뚜렷한 차이점을 발견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주요 성분과 그 성분을 강조하는 방식도 비슷해,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눈에 띄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깔끔하고 미니멀한 스타일의 디자인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이미지, 패키지 디자인 등에서도 뚜렷한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대담하고 화려하게 보여줄 필요도 있다. 특히 다른 제품이 충족하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주면서 이를 돋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천연·유기농화장품 인증, 민간 자율로 이관”
천연·유기농화장품의 현 정부 인증제도를 벗어나 시장 중심의 민간 자율로 운영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화장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다. 동시에 식품의약품안전처 화장품정책과와 대한화장품협회는 업계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개정법률(안)은 “현행 우리나라 법률에서는 천연·유기농화장품에 대해 정부가 인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국제 상황을 살펴보면 화장품 인증 제도는 민간의 자율로 운영되고 있어 우리나라도 시장 중심의 화장품 인증 제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화장품 산업 발전과 소비자가 추구하는 사회 가치 등이 다양해짐에 따라 천연·유기농 화장품에 대해 소비자 수요에 맞는 제품 선택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존 정부 주도의 인증제도를 폐지, 민간 자율 인증제도를 활성화하려는 것”이라고 배경을 밝히고 있다.
“한방에 끝” 1타2피 팩클렌저 뜬다
팩과 클렌징 기능을 한 데 담은 팩클렌저가 인기다. 바쁜 하루의 끝, 클렌징을 하면서 팩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서다. 팩클렌저의 본분은 세정력. 노폐물 제거와 피부 유연 효과는 덤이다. ‘한번에, 빠르고, 간편하게’ 메이크업 제거부터 스킨케어 효과까지 제공한다. 최근 팩클렌저의 제형‧컬러‧질감이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보는 재미와 쓰는 재미를 더해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팩클렌저 시장은 미니멀리즘‧스킵케어 트렌드와 맞물려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티엘스(t’else) ‘화이트 티트리 아크 플러스 팩 클렌저’는 트러블 피부용 제품이다. 식약처 인증 여드름성 피부 완화 기능성 팩 클렌저다. 잦은 피부문제로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개발했다. 사용 즉시 5대 트러블 원인을 제거한다. △ 블랙헤드 △ 화이트헤드 △ 피지(유분) △ 모공 속 노폐물 △ 각질 등을 딥 클렌징한다. 이 제품은 ‘젤라또 클렌저’로 불린다. 2만4천번 반죽해 젤라또처럼 쫀득쫀득한 제형을 만들었다. 쫀쫀한 녹색 내용물 안에 티트리 캡슐과 호두껍질 가루를 담았다. 각질을 자극 없이 없애준다.
휩드(WHIPPED)는 비건 팩클렌저를 출시했다. 무화버터‧머그트리‧딸바‧라보카도‧호호벤더 등 5종이다. 매일 30초 세안으로 팩과 클렌징을 한 번에 해결한다. 약산성과 중성 사이인 미산성 클렌저다. 피부자극지수는 0.00. 사용감이 순하면서 이중 세안이 필요 없어 편리하다.
아렌시아(Arencia)는 ‘클렌저 떡솝’으로 이름을 알렸다. 자연원료 34가지를 7200번 치대어 72시간 숙성했다는 설명이다. 세안만으로 모공을 비우고 보습을 채우는 스킨케어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땡큐파머 ‘강화교동쌀 맑은팩 폼클렌저’는 올리브영 인기 제품이다. ‘1분쌀모공팩폼’으로 불린다. 이 제품은 △ 간편한 피부관리 효과 △ 피지‧모공 관리 △ 강력한 세정력 등으로 입소문 났다. 쫀쫀한 클레이팩이 노폐물을 흡착하고 딥클렌징에 도움을 준다. 인체적용 시험을 실시해 피부 피지량 11.78%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스킨 스트리밍 트렌드의 영향으로 팩클렌저가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스킨 스트리밍은 스키니멀리즘의 진화 단계다. 고품질 화장품만 사용해 스킨케어를 간소화하는 것을 말한다. 필수 화장품으로 기능성 클렌저‧보습제‧선크림 세 가지를 제안한다.
민텔 뷰티 애널리스트 Maddie Malone은 “스킨 스트리밍은 더 적은 것이 피부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일깨운다. 시간‧비용을 절약하면서 피부를 건강하게 가꾸는 것이 스킨 스트리밍의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킨 스트리밍 트렌드는 스킨케어 레이어를 단순화하고, 천연 마이크로바이옴의 역할을 중시한다. 많은 화장품을 사용하면 피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꼭 필요한 제품으로 뷰티루틴을 간소화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고 전했다.
'이슈 클리핑 > 국내 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8월 넷째주 주요 이슈 (12) | 2024.09.02 |
---|---|
8월 셋째주 주요 이슈 (6) | 2024.08.26 |
무신사 뷰티, 올영의 대항마 될까? (8) | 2024.08.21 |
8월 둘째주 주요 이슈 (1) | 2024.08.17 |
8월 첫째주 주요 이슈 (6) | 2024.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