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업계간 경계 사라지고 패션 성별 구분 없어진다
유통업계에 ‘빅블러’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빅블러는 크다는 의미의 ‘빅(big)’과 흐릿해지다는 의미의 ‘블러(blur)’가 결합된 용어로, 기존 영역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유통업계의 경우 특히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존에 존재하던 것들의 경계가 뒤섞이고 있다는 분석.
<아울렛, 쇼핑몰의 모호해진 업태 구분>
사례1. 현대백화점 - 현대프리미엄아울렛(김포, 송도)
접이식 문(폴딩도어) 설치
날씨에 따라 쇼핑 환경에 제약이 생기는 아울렛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쇼핑몰을 벤치마킹
사례2. 롯데백화점 - '타임빌라스'로 재단장
롯데백화점 수원점 → 백화점+쇼핑몰=복합 쇼핑몰
럭셔리 매장과 프리미엄 다이닝 서비스를 강조하는 백화점의 장점과 넓은 공간과 대중 친화적인 다양한 상품을 내세우는 쇼핑몰의 장점을 결합
사례3. 이마트(연수점) - 이마트 비율 70% → 30% 감소
식음료 매장 등 테넌트 비율을 70%로 증가.
체험형·체류형 시설을 대폭 강화하는 추세에 맞춰, 오프라인 유통업체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인 체험에 힘을 주고 있음.
<패션업계의 사라진 성별 구분>
사례1. LF '던스트'
성별 구분을 하는 대신 XS, S, M, L, XL 등 사이즈의 구분만 존재
사례2. 히스헤지스(HIS HAZZYS)
남성 위주 구매에서, 여성들의 구매 건수 증가
사례3. 삼성물산 '디 애퍼처'
가을 컬렉션에 유니섹스(남녀 겸용) 라인 확대
성별의 경계, 트렌드가 모호해지는 빅블러 현상이 가속화.
사업자적 관점이 아니라 소비자의 관점에서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하면서 기존 영역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음.
'K스킨케어' 수출 40% '쑥'…홍콩시장 키우는 뷰티업계
국내 뷰티업계가 기초화장품(스킨케어) 중심으로 홍콩시장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관광객 유입이 다시 활발해지면서 현지 스킨케어 시장도 성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홍콩은 중국 본토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아 수출 전선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는만큼 업계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뷰티업계의 홍콩 스킨케어 수출액은 2907만 5000달러(한화 약 38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9.5% 증가했다. 수출 기준으로 3위 국가다. 스킨케어 수출 1위 국가는 중국(8623만 8000달러)이지만 오히려 전년동기대비 19% 역성장하며 대조를 보였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홍콩 내 한류 열풍과 함께 코로나19 엔데믹을 맞아 중국 본토 관광객 유입까지 겹치면서 여행객 중심 수요가 늘고 있다”며 “최근 모바일 판매 비중도 크게 확대된 것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홍콩의 온라인 거래 중 모바일을 통한 스킨케어 제품 판매 비중은 2018년 44%에서 지난해 70%까지 증가했다. 과거 오프라인 중심 거래가 많았던 홍콩은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모바일 전자상거래가 늘었고 국내 스킨케어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
실제 코트라 홍콩 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시장의 한국 스킨케어 제품들의 점유율은 약 10%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약 40%까지 성장했다. 홍콩 내 스킨케어 제품 수입국 중 1위다. 프랑스와 일본도 2, 3위로 뒤를 쫓고 있지만 한국만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국내 스킨케어 제품 중에선 수분크림 등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은 중화권에 속해 기본적으로 스킨케어 수요가 높다. 대부분의 제품 판매는 외국인 관광객 중심으로 많이 이뤄져 전파 효과도 있다. 중소 뷰티업체들 입장에선 단기간에 수출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1. 고운세상코스메틱 - 닥터지
일찍이 2005년 홍콩의 뷰티멀티매장 ‘사사’를 통해 현지에 진출해 2006년에만 100만 달러 이상을 판매. 이후 주변국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호주,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수출 제안이 이어짐. 현재 닥터지는 해외 13개국까지 수출 영토를 확장.
2. 에이피알
올 2분기 홍콩에서만 132억원의 매출을 기록. 작년보다 47% 늘어난 규모. 지난 3월 홍콩 몽콕에서 자사 브랜드 ‘메디큐브’와 뷰티기기들을 선보이는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큰 호응을 얻으면서 마케팅을 강화함.
과거 홍콩은 중국 본토에 진출하기 전에 시험을 해보는 ‘테스트베드’ 역할에 불과했으나, 최근엔 오히려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업체들에 좋은 선택지가 됨. 각종 인증, 물류 등을 고려하면 진입 장벽이 낮고, 다른 국가로 수출 확대 잠재력이 커 강화해야 할 시장이다.
다이소 뷰티 업계에 브랜드 다각화 붐 일으켜
최근 같은 콘셉트의 제품을 유통망에 따라 다른 브랜드로 출시하는 방식으로 '영역 분리'를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특히 기존 유통 채널과는 가격 정책이 판이하게 다른 다이소가 잘파(Z+알파)세대의 뷰티 쇼핑 메카로 떠오르며 다이소 맞춤형 브랜드 출시가 더욱 활발해졌다. 이러한 현상들은 브랜드 다각화 전략, 브랜들링(Brandling)의 일환.
국내외 기업들이 팬데믹 이후 고금리로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 선택한 생존전략 중 하나가 브랜드 다각화 전략이라는 것이다. 파편화된 시장에 브랜드 또는 제품을 나누어 접근하는 방식. 각기 다른 개성을 추구하는 '마이크로 트렌드' 역시 이 현상에 불을 붙였다. 개개인마다 선호하는 상품이나 브랜드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거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은 이젠 필수가 됐다.
<브랜드 다각화 대표 성공 사례>
1. 브이티코스메틱의 'VT리들샷'
'미세 시카 니들'이란 마이크로니들을 통해 효능 성분의 피부 침투를 극대화 한 이 제품은 기존엔 올리브영, 홈쇼핑 등을 통해 판매하고 수출까지 큰 규모로 진행하고 있는 브이티의 히트 상품이었다. 하지만 국내에선 다이소 화장품으로 크게 입소문을 탔다.
브이티 측은 리들샷을 다이소에 출시하기 위해 기존 제품에서 미세 시카 니들 함유량을 줄여 피부에 좀 더 부드럽게 흡수되도록 바꾼 후 이를 소용량 포장에 담아 선보였다. 가격은 3000원이다. 올리브영 판매 가격의 10분의1 수준이다. 기존 제품의 효능을 일정 이상 유지하면서도 가격은 확 낮춘 제품에, 리들샷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 토니모리의 다이소 전용 브랜드 '본셉(BONCEPT)'
다이소 뷰티 라인의 주 소비 연령대가 10~20대인 만큼, 본셉은 어릴 때부터 노화 징후를 예방적으로 관리한다는 '슬로우에이징' 수요를 겨냥해 고기능성 안티에이징 성분 레티놀로 승부를 걸었다.
총 6종으로 출시된 레티놀 스킨케어 라인은 나노 리포좀 공법으로 안정화시킨 순수 비타민A 레티놀을 캡슐 형태로 제품에 포함했다. 기술 및 효능 면에서도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존 고가 레티놀 화장품들과는 달리 1000~5000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이소 소비층에 맞춤형 제품을 선보였다.
3.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다이소 전용 브랜드 ' 랩잇(Lab.it)'
기존 운영 중인 브랜드 닥터지의 더마 뷰티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가되, 다이소 소비자들에게 맞는 '슬림 더마'를 선보인다는 포부를 담았다. 또, 랩잇 발음에서 연상되는 래빗(토끼) 캐릭터를 브랜드 얼굴로 앞세워, 타깃 연령층인 1020대에 어필하기도 했다.
랩잇 제품은 닥터지 피부과학연구소와 진행한 임상 효과를 기반으로 각질 제거, 보습, 자외선 차단에 꼭 필요한 성분만을 담았다는 것이 브랜드 측 설명이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의 기술을 합리적인 다이소 가격대로 선보여 '가성비'를 추구하는 다이소 소비층을 직격했다.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손상하지 않는 선에서 항상 '신상'을 찾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리브랜딩보단 새로운 브랜드를 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수출 전용 브랜드나 제품을 출시하는 것도 비슷한 효과를 노린 것이다.
'K뷰티' 내세워 뷰티관 오픈하는 中 알리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뷰티 열풍에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합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가 패션 전문관 '에이패션'을 운영했던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뷰티 전문관'을 열어 국내 뷰티 브랜드를 입점시켜 자사 경쟁력을 키우려는 것.
알리익스프레스는 내달 오픈을 목표로 한국 전용 상품관 K베뉴(K-Venue) 내에 뷰티 전문관 개설을 작업 중이다. K베뉴는 알리가 지난해 10월 론칭한 국내 판매사 입접 채널로, 국내 판매사라면 입점 가능하며 식음료, 생필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채널이다.
K베뉴에 입점하는 국내 판매사에게는 수수료 면제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업계는 티메프 사태로 중소 이커머스 업체에 불신을 갖게 돼 새로운 플랫폼을 찾는 셀러들을 유인하려는 전략으로 분석, 셀러 역시도 부담 없이 알리익스프레스 입점이 쉬워진 상황.
국내 파트너사들을 모으기 위해 뷰티 전문관 공식 오픈을 앞두고 입점 설명회를 여는 등 국내 뷰티 업체들과의 접촉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인디 뷰티 브랜드 제품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알아본 아마존은 국내 업체들과 접촉을 이어가며 지난 6월에는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인 한국콜마와 '아마존 K뷰티 콘퍼런스'를 개최한 바 있다.
이에 업제 관계자는 글로벌 도약에 성공한 K뷰티 열풍을 국내 유통 업체가 담당하지 못하고, 아마존이나 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 유통 업체들이 독식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또 오랜 기간 쌓아온 한류와 함께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는 K뷰티의 긍정적인 이미지 역시 중국 플랫폼을 통해 판매되는 경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역직구 산업 가능성 충분한데 K커머스만 '머뭇'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 성장과 함께 해외직접판매(역직구)도 동반 성장하는 가운데 한국은 환경·책임·투명경영(ESG) 등으로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9일 발표한 ‘역직구 수출시장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과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저가 전략 대신 물류 효율화와 ESG 기준 충족 상품 판매를 주장했다. 중국 플랫폼의 성공 공식인 초저가 전략이 장기적으로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부정적일 수 있다는 설명,
알·테·쉬로 불리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은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 시 가장 최근에 이용한 플랫폼 상위 5개사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공통적으로는 초저가 전략을 유지하며 각각의 특성에 맞춘 전략을 잘 구사했다는 평가.
알리익스프레스는 해외 현지에서의 투자와 현지 유명상품 동시 판매 전략으로 소비자 인지도를 높였다. 테무는 제조업체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전략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쉬인은 패션 상품의 디자인부터 실제 판매까지 걸리는 시간을 두 달 내로 단축했다. 보고서는 이런 중국 업체들의 초저가 전략이 업체 간 출혈 경쟁을 부르며 기업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이 환경오염과 노동 착취 가능성, 제품 안전성 등의 문제에 노출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같은 부작용을 타개할 전략으로 보고서는 국내외 물류 생태계 구축과 ESG 기준 충족 상품 판매 등을 대응 방안으로 내놨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중국 플랫폼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를 이용하자는 전략.
국내 역직구 산업 잠재 가치를 알아본 해외 이커머스 업체들은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반면, 국내 업체들은 수익성 등의 이유로 머뭇거리고 있다. 다만 역직구 산업은 지금의 저점을 지나 향후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한류 열풍에 힘입어 미국, 유럽 등 비중국 국가 대상 역직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업체의 경우 역직구 사업을 하는 곳은 사실상 지마켓과 CJ올리브영이 유일하다. 쿠팡도 2022년부터 역직구 사업을 시작했지만 대만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국내 판매자 입장에서는 국내보다 해외 이커머스에서 수출 사업을 하는 것이 선택권 더 넓은 상황에서, 중국 시장을 국내 이커머스가 공략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인구도 많고 근접한 시장을 포기하는 것은 이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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