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디깅/BEST 브랜드

'이니스프리'라는 브랜드 (feat. 리브랜딩)

징씨 2024. 9. 3. 22:25

 

Chapter 1. 청정 제주로 뜬 로드샵 1위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2000년에 출발한 스킨케어 브랜드예요. 국내 최초로 ‘자연주의 화장품’을 표방했죠. 라벤더·올리브·로즈마리 같은 허브 추출물을 사용했어요. 지금은 '자연주의'가 익숙하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생소한 단어였어요. 

 

2010년 자연주의의 가치를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제주’라는 현실 배경을 더한 브랜딩, 제주에서만 나는 원료를 활용한 제품 기획으로 이니스프리에 성장 모멘텀이 찾아옵니다. 대표 상품으로는 제주 녹차로 만든 ‘그린티 씨드 세럼’, 화산 분출물인 화산송이로 만든 ‘화산송이 마스크팩’ … 원료는 새로웠고 이야기는 풍성했어요.

이니스프리의 그린티 씨드 세험

 

또한 소녀시대 윤아를 광고 모델 기용하며 좋은 시너지를 냅니다. 2010년부터 5년간, 이니스프리의 매출은 무려 10배 가까이 성장합니다. 2015년,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하며 이니스프리는 로드샵 1위 브랜드가 됐어요.

 

 

 

Chapter 2. 이름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시간이 흐르면서, 이니스프리는 변화의 기로에 섰어요. 비슷한 콘셉트의 브랜드가 많아졌고, 멀티샵이 유행하며 ‘화제성’을 잃었죠. 2022년 8월, 새로운 수장으로 에스쁘아의 리브랜딩을 이끌었던 전략 컨설턴트 출신 최민정 대표가 합류하며 이니스프리는 리브랜딩에 들어갑니다. 발전이 아닌 변신을 해야 한다. 이름만 빼고 다, 180도 모든 것을 바꾸자고 선언합니다.

 

자연주의 컨셉을 버리지 않되, 제주 대신 새로운 가상의 섬을 선택합니다. 자연을 ‘재해석’했어요. 지켜야 할 대상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무대’로 바라봤죠.

이니스프리는 새로운 섬, ‘THE NEW ISLE'을 제안한다. 원료마다 배경 및 이야기를 더했다. ⓒ이니스프리

 

 

 

Chapter 3. 눈길을 끄는 디자인이 필요했다

새로운 디자인의 키워드는 단순했습니다. 과감성과 선명성, 그리고 역동성. 일단 변화가 한눈에 들어와야 했으니까요. 

 

먼저, 로고의 변화입니다. 영문 철자를 산세리프체로 볼드하게, 단단하고 힘있는 느낌으로 제시했어요.

키 컬러인 액티브 그린도 형광 연두가 감도는 쨍한 녹색으로, 기존의 차분한 올리브 그린 키 컬러와 대비됩니다.

이 모든 변화는 모바일, 디지털 속 이미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해요.

 

용기 디자인도 달라졌습니다. 모든 용기가 흰 색의 동글동글 단순한 선의 용기입니다. 

예쁜 디자인이 아닌 맥락있는 디자인으로, 눈에 잘 띄면서도 담백하고 조화로운 색상과 모양을 선택했습니다.

이니스프리의 새로운 제품 디자인엔 ‘스퀘어 로고 플레이’를 적용했다. 로고, 제품명, 원료명 등의 타이포그래피로 창문 모양을 만든 것. ‘새로운 섬으로 떠나는 포털’이란 뜻을 담았다. ⓒ이니스프리

 

 

 

Chapter 4. 공식을 깬 광고… 엇갈린 반응에서 희망을 찾다

 TF는 ‘뷰티 업계 역사상 가장 역동적인 광고 영상’을 만들고 싶었다고 해요. 일부러 화장품 광고를 찍어본 적 없는 프로덕션과 작업했죠. 달라야 했기 때문이죠. 아이브의 장원영, 세븐틴의 민규를 기용한 건 글로벌 시장을 노린 포석이었어요. MZ세대가 좋아하는, 진취적인 이미지의 모델이 필요했죠. 

 

그렇게 제품은 잠시도 등장하지 않는, 화장품 광고보단 액션 영화의 예고편 같은 영상이 2월 28일 공개됐어요.

 

캠페인 영상 공개 후,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낯설다’는 반응이 적지 않지만, 이니스프리 팀은 다르게 봅니다. 너무 오래 ‘무색무취의 브랜드’ 취급을 받아온 이니스프리를, 사람들이 관심 갖기 시작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죠.

 

여전히 이니스프리의 변화는 낯섭니다. 하지만 이니스프리는 연말까지 꾸준히 새로운 캠페인을 공개하며 장기전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객이 변화를 받아들일 때까지 계속 말을 걸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말이죠.

 

 

 

그러나 이러한 적극적인 움직임에도 이니스프리는 3년 연속 매출이 감소하며 좀처럼 실적 반전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리브랜딩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요인으로 풀이되는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소비자와의 연결 손실

파격적인 리뉴얼을 단행하며 기존 고객들은 브랜드의 변화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얻지 못했고, 새로운 소비자들 역시 기존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형성하기 어렵습니다. 이니스프리가 고객과 함께 만들어온 내러티브적 맥락이 끊어진 것입니다.

 

2) 적절하지 못한 타겟 설정

리브랜딩의 타겟 국가는 북미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니스프리의 기존 시장은 중국과 아시아 지역이었으며, 북미 시장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가 높지 않습니다.

 

3) 시장 트렌드와의 불일치

리브랜딩은 모바일 환경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두었으나, 소비자들의 화장품 구매 패턴은 여전히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모바일에 최적화된 리브랜딩은 소비자들과의 연결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4)브랜드 헤리티지 소홀

이니스프리는 이전에도 이미 강한 브랜드 헤리티지를 보유하고 있어,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와 로고는 소비자들에게 이미 친숙하고 신뢰받는 요소였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리브랜딩을 통해 완전히 새로움을 시도한 것은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고객의 브랜드 경험은 풍부해졌고, 브랜드 간의 경쟁은 치열해졌습니다. 이런 위기를 타개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 내러티브의 힘입니다. 오랜 시간 이니스프리가 고객과 함께 만들어 온 내러티브적 맥락에서 보면 이번 리브랜딩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움이 아니라 기존 고객과의 유대감을 이어가며 자연주의에 신선함을 더했다면 어땠을까요? 물론 매우 어려운 과제였다는 사실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계속 변화하는 시장 흐름 속에서 재기를 꿈꾸는 이니스프리의 적극적인 리브랜딩은 우리에게 인상깊게 다가옵니다. 

채널 재정비 및 마케팅 투자를 통해 회복을 시도하고 있는 있는 만큼, 좋은 퍼포먼스를 기대해봅니다!

 

 

 

 

출처: https://www.longblack.co/note/668, 

https://maily.so/alkony/posts/7e318bce

https://inside.ampm.co.kr/bbs/board.php?bo_table=insight&wr_id=6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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